1919년 1월 15일 오후, 미국 보스턴 노스엔드 거리를 높이 25피트의 파도가 덮쳤습니다. 시속 35마일로 거리를 휩쓴 그 파도는 물이 아니라, 끈적거리고 뜨거운 당밀이었습니다. 그날 스물한 명의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터져버린 거대한 탱크
보스턴 항구 근처에는 높이 50피트의 거대한 당밀 저장 탱크가 있었습니다. 럼주와 군수품 원료로 쓰이던 당밀 230만 갤런이 그 안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1월의 그 따뜻한 오후, 탱크가 굉음과 함께 터졌습니다.
쏟아진 당밀은 말 그대로 파도가 되어 거리를 덮쳤습니다. 건물들이 무너졌고, 소방서가 통째로 기초에서 들려 올랐으며, 고가철도 선로가 종잇장처럼 휘었습니다.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걸음조차 떼기 어려운 끈적임 속에 갇혔습니다. 구조대원들은 허리까지 차오른 당밀을 헤치며 생존자를 찾아야 했습니다. 사망 21명, 부상 150명. 평범한 겨울 오후에 일어난, 믿기 어려운 참사였습니다.
처음부터 새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진짜 충격은 재난 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 탱크는 가동 첫날부터 새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동네 아이들은 양동이를 들고 탱크 아래로 모여, 뚝뚝 떨어지는 단물을 받아 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안전을 위한 경고는 없었고, 보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터질 것을 알면서도 방치된 탱크가, 스물한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입니다. 이후 법정은 회사에 유죄를 선고했고, 이 사건은 미국의 산업안전법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0년간 사라지지 않은 냄새
보스턴 노스엔드 주민들은 수십 년이 지나도 그날을 잊지 못했다고 합니다. 무려 40년이 지난 뒤에도, 더운 날이면 골목에서 희미한 당밀 냄새가 올라왔다는 증언이 전해집니다.
스물한 명의 목숨과 맞바꾼 교훈은 냄새로 남았고, 냄새는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진보가 약속한 달콤함이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렀는지, 보스턴의 거리는 오늘도 조용히 묻고 있습니다.
🎬 관련 영상: https://youtube.com/shorts/im6SCw-S9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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